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이 땅의 애견 보호자들은 중성화 수술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거나, 들어도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주제라 생각해 왔다.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며 가족의 구성원이었던 반려동물은 이런저런 이유로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고, 이들은 본능에는 충실했으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출산을 해야했다. 중성화 수술이나 자궁 적출술은 이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선택사양이 됐다. 집안 곳곳에 마킹을 하고 함께 외출을 해서도 장소 불문하고 영역 넓히기에 여념이 없는 개도 중성화 수술로 성격이 교정된다.
특히 생후 3∼6개월 시기에 수술에 들어가면 성격 교정은 더 확실해진다. 성에 대한 욕구가 본능이라면 영역지키기 또는 넓히기도 본능이다. 그리고 이 본능은 다른 개체(사람이든, 동물이든)에 대한 격렬한 방어와 공격을 촉발하는 것이 수순이다. 주체할 수 없는 남성 호르몬을 적절한 시기에 다량 감소시킨다면 이러한 본능도 점차 줄어들어 온순하고 사교적 성격으로 바뀌는 데 일조한다. 아무곳에서나 마킹을 하고 마운팅을 해대는 것은 결코 보기 좋지않다. 이 항목을 “개이니까 자연스럽다”라고 풀이하는 것은 현재 문명에서는 적합한 말이 아니다. 이미 인간세계에 길들여진 반려동물이기에 오히려 지켜줘야 할 본능은 따로 있다. 사람을 따르고 가족을 보호하고 활발하게 뛰어노는 것. 그것이 개과의 동물이 지속해야 할 본능인 것이다. 중성화와 자궁 적출술은 비참한 현실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 반려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건강한 삶에 기초가 될 것이다.